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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울림, 빛의 결

자연의 울림, 빛의 결

Sep 9, 2026 – Oct 24, 2026 · Gyeonggi

김일권 회화의 중요한 특징인 수평적으로 펼쳐진 구도는 관객으로 하여금 시, 공간에 걸쳐서 화면을 바라보게 만든다. 이에 김일권의 회화를 영화의 스크린에 비교하고자 한다. 매우 단순하고 절제된 색면으로 이뤄진 회화는 영화의 화면처럼 캔버스를 넘어서서 새로운 경험의 창(窓)을 연다. 하늘과 땅을, 하늘과 바다를 가르는 수평선이나 지평선은 옆으로 끝없이 펼쳐지는 광경을 암시한다. 멀리서 아지랑이와 같이 수면 위를 올라오는 자연의 풍경이나 땅의 지축을 멀리서 바라본 풍경은 화면 안에 담길 수 없는 무한대를 의미한다. 영화의 스크린처럼 김일권의 회화는 화면 안에 포함된 부분만큼이나 보여지지 않는 화면 밖의 프레임을 넘어선 세계를 포용한다. 회화를 특정 프레임을 넘어선 펼쳐진 세상으로 인식하는 관점은 서양 미학의 오래된 전통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제욱시스 (Zeuxis)와 파라시우스(Parrhasius)의 일화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서구 회화가 내세워온 사실주의 전통을 상기시킨다.2) 나아가서 커텐 이미지의 아티스트리(Artistry)가 너무 탁월해서 그림을 보기 위하여 제육시스가 커텐을 걷히는 대목은 서구의 회화가 결국 화면 밖, 커텐 너머의 펼쳐진 세상을 프레임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서구 회화가 화면에 담고자 했던 것은 물체가 아닌 2차원의 평면을 넘어선 바깥 세상에 해당한다. 커텐 너머의 세상 말이다. 관객이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서 카메라가 보여주는 프레임 바깥 세상을 계속 상상해야 하듯이 말이다. 김일권 회화의 수평적인 구도 덕택에 관객은 캔버스의 프레임을 극복하고, 화면 바깥을 상상하게 된다. 특히 영화 속 공간으로부터 점차로 주인공을 따라 관객이 물리적, 상징적 공간을 넓혀가듯이. 김일권의 수평선 구도는 관객의 눈과 마음을 천천히 확장시킨다. 특정 시점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수평선을 따라 걸어가면서 말이다. 관람객의 눈은 화면 위를 ‘순례자’와 같이 배회하게 된다. 마음을 비우고 가장 진솔한 형태로 자연과 마주하게 되는 순례자처럼 그의 그림이 지닌 매우 단순한 수평구도는 회화를 화면 내부에서 화면 외부로, 시간을 두고 감상하게 만든다. 여기서 작가에게 시간성은 다양한 차원을 연관된다. 일차적으로 수평선은 작가가 순천만의 자연을 멀리서 바라보았을 때의 시점을 의미한다. 작가는 작업의 제목을 자신이 풍경을 바라본 물리적인 시간에 따라 부친다. 연도와 날짜 순서에 따라 제목이 부쳐지는데 흡사 1960년대 온카와라(On Kawara)와 같은 행위예술가들이 작업을 일기와 같이 일상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사용하였듯이 순천만을 대하는 자신의 ‘과거-(거기 있었음)’ 시점이 제목이자 일차적인 시간적 배경이 된다. 수평선을 통해서 작가가 암시하고 있는 두 번째 시간성은 영원하고 보편적인 시간성이다. 원래 수평선은 시간의 영원한 흐름을 상징하여왔다. 종교화에서 초월적인 시간성을 의미하는 십자가 사건이 주로 수직적으로 표현되는 것에 반하여 수평적인 구도는 연속성을 의미한다. 작가는 수평선을 전체 화면에서 황금비율에 따라 정한다. 이때 수평선은 보평적인 조형 요소로서 의미를 지닌다. 연장선상에서 시간성은 더 이상 특정 장소와 작가의 관점을 넘어선 영원하고 영속적인 의미를 지닌다. 2025.06.09_163 X 132 X 3cm oil on linen 마지막으로 관객의 시점에서 시간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의 회화에서 수평선은 전체 화면에서 작품마다 위치를 달리한다. 수평선이 가늘게 그려진 경우 멀리서 바라본 풍경을, 수평선이 넓고 굵게 펼쳐져서 아래쪽에 그어진 경우 작가나 관객이 자연 풍경 속에 거의 들어가 있는 상태를 연상시킨다. 흥미로운 점은 수평선의 위치에 따라 관객은 회화 속 풍경과 다른 위치에 놓이게 된다. 그의 미디어 작업을 통해서 더 잘 드러나는 바와 같이 시점의 변화는 작가나 관객의 입장에서 자연과 자신의 신체적 관계에 따른 가변적인 시, 공간성을 암시하고 있다. 자연을 거니는 순례자가 다양한 시, 공간의 접점에서 자연을 관찰하고 자연 속에서 거닐 듯이 말이다. 따라서 김일권의 회화는 공간의 무한한 확장성과 함께 관객이 가변적인 시간성을 경험하게 만든다. 수평선의 다양한 위치에 따라 관객은 여러 시, 공간에 걸쳐서 자신의 신체와 자연 풍경과의 관계를 설정하게 된다. 덧붙여서 불명확하게 그어진 수평선은 하늘과 물이 만나는 순간을 암시하는데 밑 색과 덧칠한 색이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화면의 표면 위에 떨림을 만들어낸다. 특히 하늘과 물의 경계를 가르는 수평선은 배경의 풍경과 만나면서 서로를 덮고 감싸고 지우면서 미묘한 자연의 떨림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 떨림을 시시각각으로 감지하려는 관객에게 비로소 수평선은 자신을 드러내게 된다. 2024.12.17_61 X 73cm, Linen and acrylic on canvas 2025.03.07_61 X 73cm, Linen and acrylic on canvas 갤러리위 수지ㅣ031-266-3266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 52번길 25-17 쾌적한 관람을 위해 예약(전화, 네이버) 후 방문 가능합니다. OPENING HOURS l TUE-SAT 10AM-6:30PM DAY OFF l SUN-MON

DatesSep 9, 2026 – Oct 24, 2026
TypeExhibition
Venue갤러리위
Address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52번길 25-17 경기 용인시 수지구 호수로52번길 25-17
AdmissionFree
Contact031-266-3266
TicketsOfficial booking ↗
Official sitewww.galleryw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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